오마이스타

가장 독일다운 승리를 거둔 독일 대표팀

브라질전 람과 클로제의 활용과 컨디션이 변수

14.07.05 15:32최종업데이트14.07.05 15:32
원고료로 응원
독일 국가 대표팀의 요아힘 뢰브 감독은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인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여러 차례 독일 대표팀에 적용해왔다. 특히 최근 독일이 배출하고 있는 선수자원이 예전처럼 크고 강인한 선수들이 아닌 외질이나 괴체처럼 작고 빠르고 기술적인 선수들인 점을 감안한다면, 뢰브 감독의 선택은 적절해 보인다.

뢰브 감독의 이러한 전술적 선택은 독일 축구를 재미있고 화려하게 바꿔놨다. 하지만 혹자들은 뢰브의 독일이 과거 독일의 영광을 이끌어온 요소들인 끈기과 강인함은 결여하고 있으며, 때문에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독일이 4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뢰브 감독은 흡사 스페인이나 현재의 바이에른 뮌헨을 보는 것 같은 전술을 16강전까지 운용했다. 전방에 토마스 뮐러는 스트라이커의 임무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같은 움직임을 가져갔고 좌우 윙 포워드인 외질과 괴체 역시 측면을 넓게 벌리고 있기보다는 중앙지형적인 움직임을 통해 미드필더들과 패스를 주고 받았다. 또 축구지능이 뛰어난 필립 람을 소속팀에서와 같이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을 하며 볼 점유를 끌어 올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독일이 보여준 이러한 전술적 움직임은 조별리그와 16강전 내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특히 람이 중앙 미드필더로 올라가면서 생긴 공백을 회베데스와 보아텡 등 오버래핑에 적극적이지 않은 센터백 유형의 선수들이 메우면서 독일의 측면공격은 눈에 띄게 무뎌졌다. 그리고 중앙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수 뒷 공간을 공략하기보다 밑으로 내려와 미드필더들과 볼을 주고받으려는 움직임에 주력해,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의 좁은 공간을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뢰브감독 역시 5일 새벽(한국시각) 치러진 8강 프랑스 전에서는 독일의 예전으로 회귀하는 과감한 선수구성과 전술적 결단을 내렸다. 람은 본인의 원래 자리인 오른쪽 윙백으로 돌아갔고 16강전에서 부진한 괴체를 대신해 노장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중앙 공격수로 출장을 하였다.

▲ 알제리전(좌)과 프랑스전(우)의 전술적 상황 괴체-뮬러-외질이 공격진을 구성한 알제리전에는 뒷공간 침투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알제리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공략하는데 실패하였다. 게다가 측면 윙백이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면서 측면 공격역시 매우 둔화 되었다. 반면 프랑스전에서는 클로제가 적극적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였고 이에 따라 상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가 벌어지며 미드필더들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그리고 람 역시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측면에서 지원사격하였다 ⓒ 강태영


뢰브 감독의 변화는 즉각 효과를 나타내었다. 람이 윙백으로 출장을 하며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자 독일의 측면 공격은 이전 경기보다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리고 클로제의 투입은 뢰브 감독이 보여준 신의 한 수였다. 클로제가 지속적으로 프랑수 수비의 뒷공간을 위협하자 프랑스 수비진은 뒷걸음질을 쳤고 이때 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가 벌어지며 외질과 뮬려 그리고 케디라 등 독일 선수들이 위협적인 침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

독일 공격에 대한 프랑스의 대응 역시 미숙하였다. 전체적으로 독일의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점을 감안하면 좌우 윙 포워드들인 발부에나와 그리즈만 역시 수비상황에서는 미드필더들과 함께 수비가담을 해줬어야 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지나치게 공격에만 치중을 하였고 프랑스의 미드필더들을 수적 열세에 시달리며 전반 내내 독일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야 했다.

전체적인 내용을 독일답게 끌고 간 뢰브 감독은 결과 역시도 독일스럽게 얻어냈다. 전반 13분 중앙 수비수 후멜스는 독일이 예전부터 메이저 대회에서 자랑하던 득점 방식인 세트피스로 득점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진 후반 중반이후에는 선수들이 과거의 독일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강인한 수비력으로 프랑스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었다.

독일이 가장 독일다운 경기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4강 브라질전을 앞두고 뢰브 감독은 다시 한번 전술적으로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클로제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독일을 승리로 이끌었고 람 역시 윙백으로써 더욱 인상적인 활약을 하였기 때문이다. 독일 대표팀에서 현재 두 선수의 역할을 자연스레 대체 할 자원이 없는 만큼 두 선수의 컨디션과 활용은 앞으로 있을 4강전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독일 프랑스 클로제 뢰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