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각본 없는 드라마를 찍어낸 '7분 극장' 아스널

[해외축구]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아스널 vs. 번리... 아스널 2-1 승리

17.01.23 16:59최종업데이트17.01.23 16:59
원고료로 응원

22일 오후 11시 15분(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아스널과 번리의 맞대결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산체스(오른쪽)가 기뻐하고 있다. ⓒ 아스널


힘겨웠지만, 90분을 잘 버텼다. 무려 '7분'이 추가 시간으로 주어졌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까 했다. 그런데 동점골을 내주더니, 경기 종료 직전에는 역전골을 뽑아냈다. '축구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명언이 다시 한 번 와 닿는 순간이었다.

아스널이 22일 오후 11시 15분(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번리와 맞대결에서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스널은 승점 47점을 기록하며 리그 4위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아스널, '압도'하다

이날 아스널은 점유율 69.8-30.2, 슈팅 숫자 24-13, 패스 성공률 87-67 등 모든 면에서 번리를 압도했다. 경기 초반부터 알렉시스 산체스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메수트 외질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번리의 골문을 두드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는 날카로운 침투와 높이를 활용한 헤딩슛을 통해 선취골을 기대케 했다.

반면 번리는 수비에 치중했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해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추는 데 신경 썼고, 미드필드진은 페널티박스 안쪽까지 내려와 수비를 단단히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역습은 짧은 패스보다 자신들의 진영에서 길게 넘겨주는 패스를 활용해 진행했고,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통해 아스널의 골문을 두드렸다.

선취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아스널이 번리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며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했지만, 페널티박스 안쪽에 촘촘한 수비벽을 세운 번리 수비진을 뚫어내는 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외질과 산체스는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파고들기보다는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모습이 많아졌고, 지루도 측면으로 빠져 공을 잡는 횟수가 늘어났다.

아스널은 후반 2분 산체스의 정확한 크로스를 아론 램지가 '전갈슛'으로 연결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1분 뒤에도 외질과 알렉스 이워비, 산체스로 이어진 간결한 패스가 강력한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힘이 너무 들어갔다.

그러나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다. 아스널은 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시코드란 무스타피가 정확한 헤딩슛을 통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압도적인 경기 내용 속에서도 득점이 없어 불안감이 높아지던 시점에 터진 귀중한 득점이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19분 그라니트 샤카가 자신의 패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태클을 가한다는 것이 너무 깊게 들어가면서 레드카드를 받아들였다. 아스널이 선취골 이후 더욱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추가골을 기대케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샤카의 무리한 태클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수적 우위를 앞세운 번리가 공격에 힘을 더하기 시작했고, 스티븐 데푸르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과 안드레 그레이의 날카로운 움직임이 동점골을 기대케 했다.

그리고 무려 '7분'이나 주어진 후반 시간에 번리의 동점골이 터졌다. 번리는 아스널에서 퇴장당한 샤카를 대체하기 위해 투입된 프란시스 코클랭이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그레이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극적인 원정 무승부를 따내는 듯했다.

우승에 한걸임 더 가까워지다

22일 오후 11시 15분(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아스널과 번리의 맞대결에서 산체스가 페널티킥을 시도하고 있다. ⓒ 아스널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극적인 무승부가 아닌 아스널의 승리를 선택했다. 아스널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로렝 코시엘니가 벤 미에게 반칙을 당하며 페널티킥 기회를 잡아냈다. 이것을 산체스가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각본 없는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아스널은 과정보다 결과가 필요했다. 승리를 거둬야만 리그 2위로 올라설 수 있었고, 내달 4일 만나는 '선두' 첼시전을 앞두고 승점 차를 최대한 줄여놔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스널은 승리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상대의 밀집된 수비를 뚫어내는 데 애를 먹으며 좀처럼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샤카의 퇴장과 경기 막판 집중력에 대한 아쉬움 등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크게 보면 과정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그 중심에는 외질과 산체스가 있었다. 외질은 중거리 슈팅을 통해 상대의 밀집된 수비를 끌어내는 데 힘썼고, 예리한 패스로 동료들의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아스널 공격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산체스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8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여줬다. 특히 경기 막판 페널티킥 상황에서는 정중앙으로 살짝 찍어 차는 '대담함'까지 선보이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아스널이 리그 우승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 지루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질과 산체스가 그 나머지를 채워줘야 한다. 공격의 세밀함과 날카로움, 창의성과 다양성을 더할 수 있는 이들의 활약이 더해져야만, 아스널은 '선두' 첼시 원정 승리와 함께 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아스널 VS 번리 산체스 외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