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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독일 걱정? 초점은 평가전 아닌 월드컵이다

독일, 최종 평가전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1승

18.06.09 14:05최종업데이트18.06.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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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대표팀 독일이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제압하고, 최종 모의고사를 마무리했다. ⓒ 독일축구협회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상대 독일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월드컵 리허설을 마쳤다. 

독일은 9일(한국시간)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최종 소집 훈련 이후 오스트리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두 차례 A매치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독일은 러시아로 입성한 뒤 F조에 속한 멕시코, 스웨덴, 한국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최종 모의고사, 베스트 전력으로 나서다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앞선 A매치 5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지난해 11월 잉글랜드(0-0무), 프랑스(2-2무)와 비겼고, 3월 스페인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홈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는 0-1로 패했다. 당시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결장했다.

3일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서도 1-2로 패하자 요하임 뢰브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패배 때문에 화가 난다. 이런 경기라면 월드컵에서 힘들 것"이라고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조별리그 F조 상대국들을 대비한 모의고사 성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컨디션 점검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경기말고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

독일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부상으로 결장한 메수트 외질을 제외하면 완전한 최정예 라인업이었다. 최전방은 티모 베르너가 포진하고, 2선은 율리안 드락슬러, 마르코 로이스, 토마스 뮐러, 3선은 사미 케디라-토니 크로스가 책임졌다. 포백은 요나스 헥토어, 제롬 보아텡, 마츠 훔멜스, 조슈아 킴미히,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지켰다.

독일스러운 전반전 45분, 하지만 아쉬움 남은 후반 

독일은 초반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쥐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좁은 공간에서 압박을 벗겨내지 못한 채 줄곧 볼 소유권을 독일에게 넘겨줬다.

독일은 볼을 탈취한 후 재빠르게 공격으로 이어나가며 사우디아라비아 수비를 흔들었다. 선제골도 전반 8분 만에 나왔다. 후방에서 날라온 롱패스를 왼쪽에서 로이스가 다이렉트 패스로 문전으로 배달했고, 쇄도하던 베르너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후에도 독일은 한층 다채롭고 역동적인 공격력을 뽐냈다. 베르너가 폭넓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창출했고, 2선 공격수들이 기민한 침투를 감행했다. 매끄러운 연계 플레이와 완급 조절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의 혼을 쏙 빼놨다. 전반 43분에는 날카로운 문전 침투 패스로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오마르 하우사위의 자책골을 만들어냈다. 전반은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후반 들어 허점이 드러났다. 니클라스 쥘레(46분),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46분), 일카리 귄도안(57분), 마리오 고메스(62분), 율리안 브란트(74분), 마티아스 긴터(81분)이 교체 투입되는 변화가 있었지만 전반과는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물론 경기 주도권은 독일이 쥐어나갔지만 수비에서 많은 공간을 노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빠른 카운터어택을 시도하며 독일의 수비 배후 공간을 쉴틈없이 공략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9분 페널티킥을 만들어냈고, 모하메드 알 샤흘라위의 슛이 테어 슈테겐 골키퍼에게 막히고 흘러나온 세컨볼을 타이시르 알 자심이 밀어넣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골키퍼와 맞서는 일대일 상황을 연출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한 것이 아쉬웠다. 마츠 훔멜스가 태클로 저지하며 독일은 진땀 승을 거둘 수 있었다.

평가전은 평가전일뿐 

사실 독일은 평가전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다. 12년 동안 독일 대표팀에서 장기집권 중인 뢰브 감독의 성향이 그렇다. 평가전은 평가전일뿐, 실험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평가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끊임없이 반복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로 2012를 앞두고 스위스에 3-5로 패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앞선 평가전에서도 카메룬과 2-2로 비겼다. 유로 2016 직전에는 슬로바키아에 1-3으로 덜미를 잡혔다.

지난 오스트리아전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날 독일은 외질, 케디라, 헥토어, 킴미히, 노이어 등 주전 5명이 출전했을 뿐이다. 이날 선발 출장한 닐스 페테르센, 르로이 사네는 끝내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후반 중반을 넘어갈수록 선수들의 활동량이 줄어들었고, 집중력도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두 골 차로 앞선 흐름에서 굳이 많은 힘을 들일 필요가 없었던 평가전이기 때문이다. 

3월 브라질전에서도 패했지만 서드 골키퍼 케빈 트랍의 실수로 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또, 실질적인 주전이 선발로 나선 것은 킴미히, 보아텡, 크로스, 드락슬러가 전부였다.

정작 메이저 대회 본선에 나서면 달라지는 독일이다. 뢰브 감독 체제 이후 유로와 월드컵에서 최소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월드컵 2000년대 이후 월드컵 첫 경기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대승을 거뒀다.

# 독일, 지난 네 차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성적
8-0승 사우디아라비아 (2002 한일월드컵)
4-2승 코스타리카 (2006 독일 월드컵)
4-0승 호주 (2010 남아공 월드컵)
4-0승 포르투갈 (2014 브라질 월드컵)

이미 독일은 플랜 A와 B를 완성시킨지 오래다. 뢰브 감독은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2진급에 가까운 스쿼드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3-3-2-2 같은 새로운 전술을 실험하며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독일은 본선 무대에 모든 사이클이 맞춰져있다. 첫 경기 멕시코전부터 얼마나 강력한 포스를 뿜어낼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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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우디 뢰브 러시아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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