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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패배, 탈락 원인 3가지를 짚어보니

[러시아 월드컵] 부메랑 된 사네·바그너의 탈락, 주축 선수들 체력 싸움서 문제 드러내

18.06.28 16:53최종업데이트18.06.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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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월드컵에서 고전했다는 전통이 있었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은 예외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1.5군으로 나선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을 기록하는 등 주전 멤버와 백업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전력의 탄탄함, 그리고 12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요아힘 뢰브 감독의 역량 속에 안정권에 접어드는 등 여러 측면에서 독일은 이 징크스에서 자유로울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독일은 멕시코, 스웨덴, 대한민국과 속한 F조에서 1승 2패 2득점 4실점이란 성적으로 조 최하위로 월드컵을 마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이탈리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스페인이 그랬던 것 같이 씁쓸한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독일이 월드컵 직전 가진 오스트리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했다. 하지만 그동안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본선에선 본인들의 기량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그런 독일이었기에 우려의 시선은 많지 않았지만 본선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있었지만 독일에겐 3가지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부메랑이 된 사네, 바그너의 대표팀 탈락

▲ EPL 맨시티, 첼시에 1-0 승리지난 3월 4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첼시 FC와의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르로이 사네(오른쪽)가 공을 차고 있다.ⓒ 연합뉴스/EPA


독일의 러시아 월드컵 엔트리 발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르로이 사네와 산드로 바그너의 탈락이었다.

사네는 지난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아래 맨체스터 시티(아래 맨시티)의 주전 윙어로 발돋움했다. 또한 사네는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올해의 영플레이어상과 EPL 도움왕에 올랐다. 하지만 뢰브 감독은 사네를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았다.

산드로 바그너의 탈락도 아쉬운 부분이다. 바그너는 호펜하임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며 리그 25경기에 나서 12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출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뢰브 감독은 바그너 대신 경험 많은 마리오 고메즈를 선택했고 이에 분노한 바그너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두 선수의 탈락에는 대표팀에서의 활약 저조와 활약여부를 중요시하는 뢰브 감독의 성향이 주요 요인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뢰브 감독의 선택은 최대 패착 중 하나가 됐다.

드리블과 스피드가 뛰어난 사네는 독일의 크랙형 선수로서 상대수비를 흔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선발이 아니더라도 교체카드로도 잘 활용할 수 있었다. 특히 독일과 상대하는 멕시코, 스웨덴, 대한민국이 전체적으로 무리해서 라인을 올리지 않고 수비를 강하게 한 다음에 빠른 역습을 구사하며 독일을 흔들었는데,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상대수비를 깨기 위해서라도 사네의 활용은 이번 대회에서 필요했다.

바그너 역시 주로 측면에서 크로스 위주의 공격으로 진행된 독일의 공격루트 속에 그의 공백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제공권 다툼보단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와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베르너는 이러한 측면에서 이어지는 크로스 공격에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몸싸움과 제공권 싸움에 능한 바그너를 기용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뢰브 감독이 선택한 고메즈는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와 제공권이나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 능력에선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결정력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적은 출전 기회에도 득점을 곧잘 터뜨렸다는 점을 봤을 때 교체자원으로 솔솔한 활약을 기대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뢰브 감독은 이들을 배제하며 자신이 활용해오던 선수들을 선호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귀결됐다. 조별리그 탈락도 실망스러운 마당에 뢰브 감독은 한동안 사네와 바그너를 발탁하지 않았다는 것에 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주축선수들의 경기력 저하

▲ '골을 넣을 수가 없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독일 후멜즈의 헤딩이 빗나가자, 독일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독일 대표팀의 주축선수라 할 수 있는 선수는 마츠 후멜스와 제롬 보아텡, 토니 크로스, 메수트 외질, 토마스 뮐러 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후멜스와 크로스 외엔 모두가 이번 월드컵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을 한 달여 앞두고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가 복귀한 보아텡은 멕시코전과 스웨덴전에 선발출전해 빌드업에선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스웨덴전에서 드러났듯 수비에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다 스웨덴전에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마지막 한국전에 결장했다.

똑같이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과 등 부상으로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던 외질 역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키 패스 능력은 수준급이었지만 동료들과의 호흡 면에선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본선 직전에는 일카이 귄도안과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유니폼 전달 사건으로 논란이 생기는 등 경기 외적으로도 사건에 휘말렸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각각 5골씩을 기록해 이번 대회에서 최다득점 기록에 도전한 토마스 뮐러는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떨어진 경기력에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골가뭄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독일의 발목을 잡았다.

남아공 월드컵과 브라질 월드컵에서 뮐러는 정확한 위치 선정에 빼어난 골 결정력, 몰아치는 능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이런 플레이가 나오지 못하면서 독일 공격의 위력도 감소했다. 이 외에도 중원에서 살림꾼 역할을 했던 사미 케디라도 기동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면서 미드필드에서 기동력이 크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체력 문제, 단조로운 전술

▲ 전차군단 독일 16강 좌절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에게 2-0으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독일의 토마스 뮐러(오른쪽)와 마르코 로이스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한 채 벤치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단조로운 전술은 서두에 언급한 사네와 바그너의 탈락과 궤를 같이한다. 2선과 공격진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이 발생하지 않자 독일의 공격은 오른쪽 풀백인 조슈아 키미히의 발에서 시작되는 크로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톱으로 출전한 베르너는 제공권에 능한 선수가 아니라 상대에게 위협이 될 수 없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원톱으로 출전한 베르너는 측면으로 빠졌을 때 더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교체카드 역시 단조로웠다. 독일이 이번 본선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리드를 당하다가 쫓아가는 양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공격수들 교체에 교체카드를 활용했는데 마리오 고메즈, 율리안 브란트 등 고정된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상대로 하여금 예측이 가능한 전술변화를 가져오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데는 실패했다. 여기에 드락슬러와 같은 다른 2선 자원들의 부진도 단조로운 전술에 영향을 끼쳤다. 독일에겐 충격적인 점은 마지막 한국전에서 뢰브 감독의 교체전술보다 신태용 감독의 교체전술이 더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체력 싸움에서 밀리자 결과적으로 독일의 강점이었던 중원싸움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상대와의 스피드 대결에서도 이길 수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멕시코전으로 실점 과정이었다. 당시 미드필드에서 멕시코의 강한 압박에 볼을 뺏긴 독일은 이후 수비에서의 전환속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역습과정에서 로사노에게 결승골을 실점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득점을 터뜨려야 할 후반전에는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몰아쳐야 할 타이밍에 몰아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더구나 3경기 모두 스코어 측면에서 리드를 안고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다 보니 후반전 자연스럽게 라인을 올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상대에게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도 수비 전환 속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수비진이 수적 열세 상황에 놓여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결과적으로 뢰브 감독의 고집에서 시작된 보수적인 선수 운용과 동기부여 저하, 과거의 필립 람과 같은 확실한 리더격의 선수 부재가 아쉬웠던 독일의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독일의 다음 메이저대회는 유로 2020인데 그때는 독일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독일 축구대표팀은 이제 변화의 시기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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