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중에 제일 달고 맛있어서 맛조개라고 한대요."
조개 중에 제일 달고 맛있는 게 맛조개란다. 순천 낙안읍성 미향식당(이초희)의 맛조개정식(15000원)이다. 제철 맞은 맛조개 맛보러 그 맛의 세계로 함께 가보자.
"맛조개 무침의 맛은 초장이지요. 초장에 매실엑기스가 많이 들어가요. 애호박하고 양파에다 풋고추 깻잎 등을 넣고 초무침으로 무쳤어요."맛조개정식에서 메인은 맛조개회무침이다. 애호박 양파 깻잎 등을 채 썰어 넣고 갖은 양념에 맛조개와 함께 버무려냈다. 맛조개회무침을 뜨신 밥에 쓱쓱 비벼냈다. 비빔밥은 자고로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이다. 한입 맛보는 순간 그 맛에 반해 절로 무릎이 탁 쳐진다.
입맛 사로잡은 제철 만난 다양한 '맛조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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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호박 양파 깻잎 등을 채 썰어 넣고 갖은 양념에 맛조개와 함께 버무려낸 맛조개회무침이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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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서 낙안 가는 길은 참 아름답다. 구불구불 굽이치는 길을 여유롭게 달린다. 스쳐가는 산과 들녘의 멋진 풍경에 마음마저 편안해져온다. 제철음식인 맛조개를 찾아 나선 길이다.
맛조개정식은 꼬막무침을 선두로 13찬이 차려진다. 맛조개회무침에 밥을 비벼먹을 수 있게 참기름과 김가루 초장을 담아낸 커다란 비빔용 그릇도 내준다.
맛조개구이나 맛조개찜을 먹을 때는 맛조개 살에 붙어있는 까만 테두리를 떼어내야 짜글짜글하지 않다. 해감을 해서 조리한 맛조개라도 꼭 떼어내야 모래 등의 이물질이 씹히지 않는다.
먼저 맛조개회무침을 비빔그릇에 듬뿍 넣고 쓱쓱 비볐다. 맛조개회비빔밥을 비벼내는 순간에도 입안엔 벌써 군침이 고인다. 밥과 함께 비벼낸 맛조개회비빔밥의 맛은 꿀맛이다. 봄철에 선보이는 바지락회비빔밥의 맛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감기는 애호박과 쫄깃한 맛조개 살이 어우러져 한입 떠먹을 때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역시 음식 맛은 식재료가 9할이라더니 제철에 맛보는 식재료는 이렇듯 우리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다.
"부족한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더 드릴게요."넉넉한 상차림인데도 필요한 게 있으면 더 주겠단다. 남도의 후한 인심을 경험한 순간이다. 새콤달콤한 맛조개회무침, 쫄깃하면서도 달큰한 맛조개찜과 구이, 구수함이 듬뿍 담긴 맛조개된장국의 맛이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맛조개는 7~8월에 살이 통통하게 올라 가장 맛있다. 남도지방에서는 맛조개를 바지락회무침과 같이 주로 회무침으로 즐겨먹는다. 그 외에도 맛조개 찜과 맛조개 구이, 맛조개 전 등 다양한 맛조개 요리를 해먹는다.
서해안에 맛조개는 대나무마디처럼 길지만 남해안의 맛조개는 그 길이가 짧다. 맛조개는 일반 조개와 달리 먹이를 먹는 입수공과 출수공이 유난히 길다. 서해안 맛조개는 모래펄에서, 남해안 맛조개는 개펄에다 구멍을 파고 산다. 서해안에서는 맛조개의 습성을 이용해 구멍에 소금을 넣어 잡지만 남해안의 맛조개는 아낙네들이 개펄에서 일일이 손으로 잡아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