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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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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내국인 관광객 13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사실상 공무원 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제주도는 24일 오후 제주도청 제1별관 자연마루에서 김애숙 정무부지사 주재로 '내국인 관광객 1300만 명 재개를 위한 도-행정시-관광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도와 행정시,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 국제컨벤션센터, 컨벤션뷰로 등 관광 관련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내국인 관광 수요 창출 및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논의했습니다. 

공무원들의 불만 "우린 관광과 상관없는데"

이 자리에서 제주도정은 전 부서·기관 내국인 관광객 유치 총력전 계획을 밝혔습니다. 앞서 제주도는 15일 도청 전 부서와 행정시, 사업소에 공문을 보내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부서별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매달 실적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도청이 공무원들에게 내국인 관광객 유치 추진 계획을 요구하자 일선 부서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관광과는 연관성이 없는 부서에선 추진 계획 마련과 실적 보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추진해온 관광정책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 대해 "단순히 관광객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면서 "고품질 관광으로 대체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 식당이 욕먹는 이유 
 
제주를 여행하는 유튜버가 1인분 식사 주문을 거부당한 이야기를 담아 올린 영상
 제주를 여행하는 유튜버가 1인분 식사 주문을 거부당한 이야기를 담아 올린 영상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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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는 썸네일에 '제주 식당이 욕먹는 이유'라고 적혀 있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제주 식당들 너무하네... 씁쓸한 관광지의 민낯'이었습니다. 

영상에는 제주를 여행하는 유튜버가 근처 식당에 가서 1인분을 주문했지만 거절당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유튜버는 몇 군데 식당에서 거절을 당한 뒤 겨우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 댓글에는 1인분을 팔지 않고 불친절한 제주 식당들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실제로 제주에는 1인분 식사를 거부하거나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한 메뉴가 많습니다. 갈치조림이나 흑돼지의 경우 2인분을 주문한다고 해도 자리 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하는 사례도 자주 있습니다. 오죽하면 유튜브와 블로그에는 1인분 식사 가능한 식당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2022년 한 유튜버가 울릉도에서 1인분 식사를 주문했지만 거절당한 소식이 뉴스로 보도됐습니다. 온라인커뮤니티마다 '울릉도 다신 안 간다'는 여론이 불거졌고, 결국 울릉군은 '1인분 식사 가능'이라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섬이란 특성상 제주도 물가는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주의 사정입니다. 실제로 제주 물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그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는 인식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누리꾼은 "제주도 시장 곳곳에서 "우린 제주도니까 비싼건 당연해"라는 인식을 보여주면 관광객은 안 간다"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앞서 제주를 여행한 유튜버가 식사를 한 식당 사장은 "1인분은 사람 아니냐"라는 말을 했습니다. 영상에는 "제주 가면 꼭 들릴게요", "사장님 돈쭐 나셨으면", "근처 가면 꼭 들리겠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런다고 떠난 관광객들이 돌아올까? 
 
제주공항에 있는 'HELLO JEJU' 제주에 온 여행객들의 사진 촬영 명소이다.
 제주공항에 있는 'HELLO JEJU' 제주에 온 여행객들의 사진 촬영 명소이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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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만 해도 제주를 갔다 왔다면 "좋았겠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이젠 "비싼데 제주를 왜 가"라는 핀잔을 듣습니다. 결국, 내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비싸면서 불친절한 모습입니다. '힐링 제주'가 아닌 '바가지의 천국'이 된 것입니다. 

앞서 제주도가 주최한 내국인 관광객 1300만명 유치 계획에는 ▲ 전 부서·기관 내국인 관광객 유치 총력 ▲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 및 홍보 ▲ '여행가는 달' 연계 이색특화 프로그램 마련 ▲ 항공 대체 뱃길 이용 관광 활성화 ▲ 축제 물가관리 강화 ▲ 안전점검 강화 및 관광 불법행위 근절 등의 의견이 공유됐습니다. 

제주를 다녀온 사람들이 원하는 제주 관광의 개선책으로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 비싼 가격과 불친절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제주도청은 과연 이런 대책 만으로 제주를 찾지 않는 내국인 관광객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진심 묻고 싶어집니다. 

4월 25일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362만9899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99만8002명보다 9.2%(-36만8103명) 감소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제주도, #제주관광, #제주바가지, #제주여행, #제주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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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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