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삼표산업 화성사업소는 1988년부터 화성시 양노리에서 골재를 채취하고 있다.  이중 일부를 매립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삼표산업 
 삼표산업 화성사업소는 1988년부터 화성시 양노리에서 골재를 채취하고 있다.  이중 일부를 매립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삼표산업 
ⓒ 화성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경기 화성시 비봉면 양노리에 위치한 삼표 석산은 1987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무려 37년 동안 산을 깎아서 골재 사업을 했다. 화성시 산을 깎아서 캐낸 돌무더기들은 그대로 경기 남부권 건설 현장에 팔렸다. 삼표산업이 40여 년을 사용한 사업 부지는 18만 평에 이른다.

화성시는 1987년 9월부터 2003년 8월 11일까지 토석 채취 허가 추가 승인을 11회에 걸쳐 면적의 증가 승인을 해줬으며, 이후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잔여 허가 수량 채취를 위한 기간 연장은 6회에 걸쳐 승인했다. 삼표산업은 석산 채굴을 2028년까지 허가받았다. 

삼표산업은 토석채취가 완료된 5만 평 정도는 토지 원상복구 중에 있으며, 그 외 지역은 여전히 토석 채취 중이다. 산지관리법에 따르면, 해당 산은 채석권이 끝나면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삼표산업은 원상복구를 하지 않고 깊게 파헤쳐 진 땅 위에 그대로 폐기물을 매립한다는 내용의 '화성 에코파크 조성사업'을 기획했다. 이 사업은 현재 한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심의에 올라 있다. 

"34만 8110제곱미터, 2028년 3월부터 2048년 3월까지 매립시설 운영 계획"  

삼표산업 계열사 중에 하나인 주식회사 에스피 네이처가 기획한 화성시 에코파크 조성 사업안은 총 34만 8110㎡ 사업 규모에 매립시설 조성 기간은 2026년 3월부터 2028년 3월, 운영 기간은 2028년부터 2048년 3월까지로 총 20년이다.

매립면적을 보면 개방형 매립시설에 17만 제곱미터, 폐쇄형 매립시설에 8만1000여제곱미터로 구분했다. 매립 높이는 총 85m로 지하 60m, 지상 25m의 높이다. 

개방형 매립시설의 경우 일반 폐기물 696만㎡, 지정 폐기물 36만㎡로 95:5% 비율로 계획했다. 에어돔으로 만드는 폐쇄형 매립시설 경우 지정폐기물 119만㎡, 일반 폐기물 29만 ㎡로 20% 비율로 채워 넣는다.

2023년 9월 15일 에스피 네이처의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심의 결과서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이 사업에 대한 심의 결과로 "경기 지역 발생 사업장 폐기물 및 처리량에 비해 과다한 것으로 판단, 사업지 인근에 대규모 공공택지와 인구 유입이 진행되고 있고 자연취락, 개발제한구역 등 환경 피해지역 및 주민불편 초래가 예상되기에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는 부적정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주민 대책위, 매립장 추진 결사반대" 
 
비봉 폐기물매립장 반대위원회는 화성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비봉 폐기물매립장 반대위원회는 화성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 화성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삼표석산의 폐기물매립장 사업계획에 대해 인근 주민들과 비봉면 공동주택 입주 예정자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윤보 비봉 지정폐기물매립장 반대위원회 위원장은 "1988년부터 현재까지 채석 사업을 하며 지금의 삼표그룹으로 성장하는 동안 인근 주역 주민들은 소음과 비산먼지를 습관처럼 감내해 왔었다. 채석한 이후 만들어 놓은 엄청난 웅덩이를 산림법에 따른 원상복구 의무 이행을 하지 않고, 전국의 지정폐기물을 반입해 묻겠다고 하는 삼표산업의 계획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성토했다. 

화성비봉택지지구 연합회도 삼표산업의 석산은 원상복구가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회는 "화성시는 삼표산업이 원상복구의 의무를 엄격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며, 삼표산업 부지에 대해 한강유역환경청의 지정폐기물 최종 처분업 인허가에 대해 반대입장을 명확히 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삼표산업이 신청한 지정폐기물 최종처분업 인허가 신청이 불허될 때까지 동원할 수 있는 시민의 권리를 총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근 시장, "인허가 접수되면, 시 공식 입장을 허가 관청에 전달할 것" 

이러한 주민들의 폭발적인 민원에 대해 정명근 화성시장은 2024년 1월 29일 화성시청 홈페이지 '시민소통광장'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명근 시장은 "지정폐기물에 대한 폐기물최종처분업 인허가는 한강유역환경청에 있으며, 아직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가 접수된 사항은 아니며, 매립장 관련 환경영향평가 초안 접수를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라며 "시에 접수된 인허가 및 협의 요청사항이 없으므로 시 차원의 공식적 대응에는 시기적인 어려움이 있는 사안이다. 향후 인허가 접수, 협의 요청 등 절차가 진행되면 주민들의 우려사항, 환경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시의 공식 입장을 허가 관청에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화성시장 공식적 반대 입장 밝혀야"

화성 환경단체는 화성시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르게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지자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지자체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고, 이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사업을 부결시킬 수도 있다"라며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서 생활 폐기물처럼 산업폐기물도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박혜정 대표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률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생활폐기물처럼 산업폐기물도 공공성을 가져야 하며 정부와 광역지자체에서 공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며 "민간기업의 이익 추구를 위해 계속 지역 주민과 자연이 희생하는 불합리한 현행 제도가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공공성 확보도 시급하다. 사업자가 돈을 주고 계약하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부실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에 공공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은 민간업체가, 사후관리는 공공이 떠맡나 
 
화성시 우정읍 주곡리 폐기물 매립장 
 화성시 우정읍 주곡리 폐기물 매립장 
ⓒ 화성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오래전부터 산업폐기물을 공공영역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승수 농본 대표는 2023년 11월 15일 이은주 국회의원과 공동 주관한 '전국 산업 의료폐기물 매립장 및 소각장  피해 실태와 대안 모색' 국회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산업 의료폐기물 매립장과 소각장 등의 폐기물 처리 시설 문제의 본질은 산업단지와 대공장, 대도시가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고 농촌지역에 그 부담을 떠넘기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공공이 책임지지 않고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들에게 맡겨놓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산업폐기물매립장 산업·의료 폐기물소각장은 많게는 수천억원 대의 이권사업이 되고 있다." 

그는 업체들은 안전하게 운영한다고 주장하지만, 산업 폐기물 매립장을 둘러싸고 환경오염, 주민 건강 우려 등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충북 제천에서 에어돔 붕괴사고로 산업폐기물 매립장 침출수 유출 사고 발생, 2021년 충남 당진 현대제철 자가 매립장에서 맹독성 물질 '시안'유출 등이 그 사례다. 매립 완료 이후 침출수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존재한다. 화성시 우정읍 주곡리 매립장 경우도 최초 관리자였던 환경관리공단이 2002년 민간 업체에 매각했으나, 업체가 파산신청하면서 장기간 방치됐었다. 2014년 화성시가 매입했지만, 매립장 침출수 수위가 관리수준 2미터 이하로 유지해야 하나 관리기준을 초과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됐다.  

이에 하승수 대표는 산업폐기물 매립과 소각은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대표는 "지금과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산업페기물 처리의 공공성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산업 폐기물은 공공영역에서 책임지고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폐기물 매립장 업체는 매출이 높아 순이익 발생도 높다. 이른바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운다.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50-60%가 넘는 곳이 여러 곳이다. 

하승수 농본 대표가 발표한 토론문에 따르면, 충북 충주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운영하는 에코비트 그린 충주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1098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65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억 원을 자본금으로 출자한 대주주들은 배당금으로 2020년까지 422억 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관리에 공공 영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수은 공익연구센터 블루닷 연구원은 "폐기물처리업 밀집도가 높은 화성시의 경우 폐기물처리시설 환경 관리 책임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라며 "폐기물 처리 시설의 관리와 감독은 생활폐기물이나 민간 산업 폐기물처리 시설의 구분을 떠나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 감독을 할 수 있도록 공공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발생지 처리 원칙 기준을 적용한 폐기물 데이터 생산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2021년 기준 전체 폐기물의 78.5%를 위탁처리하고 있다. 생활 폐기물은 50.4%를 공공이 처리하는데 사업장배출 시설계 폐기물은 공공처리 2.2%, 64.9%를 위탁처리, 지정폐기물 경우 공공처리 0.1%, 95.4%를 위탁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화성, #삼표석산, #폐기물매립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