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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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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조성 50년째인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쇼핑센터, 주거, 음악회, 어린이집 등이 가능한 '디지털‧문화산단'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히자 노동계가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노동조합 배제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계획은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2023년부터 '창원국가산단 50주년 발전협의회'를 운영해온 창원시는 지난 23일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는 '창원국가산단'이 아니라 '창원 산업혁신파크'로 이름을 바꿔, '산단'이 아닌 '파크'라는 개념을 도입해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창원시는 탄소중립시대에 태양광‧풍력‧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용한다고 하면서 "단순한 일터가 아닌 일과 일상이 공존하는,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지는 융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폐공장에서 음악회를 하고 산단 안에 어린이집이 들어서도록 하며, 쇼핑센터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창원국가산단은 올해로 지정 50년을 맞았고, 1974년 옛 부산포금공업(현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이 첫 입주 기업이다.

"책상 위에서 그린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창원시의 계획에 대해 "창원국가산단 현장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 없이, 쇠락한 산업단지 혁신에 적용되는 내용을 책상 위에서 그린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창원시는 창원국가산단의 미래 50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가치로 혁신, 친환경, 학습, 활력을 꼽으면서, 핵심 가치와 전략을 제시했지만, 실현을 위한 추진 방안이 빠져있다"라며 "아직 확정된 관련 예산이 전무하다"라고 했다.

창원시가 "산단의 캠퍼스화를 도모하고, 국내외 우수 교육 및 연구기관 유치에도 힘쓰겠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노동계는 "본사와 생산시설은 창원에 있는데, 연구개발(R&D) 시설은 수도권에 있는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는다면 창원시의 해결책은 책상에서 그린 그림에 불과한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폐공장 등을 활용해 복합문화공간과 쇼핑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들은 "4년 전 노동자와 노동조합 몰래 창원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함께 현재 로만시스가 있는 자리에 '상상허브'를 추진하려다 현대로템을 창원시 밖으로 내보낼 뻔 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묻는다"라며 "창원국가산단 만큼 배후주거단지와 다양한 지원을 위한 행정기관, 문화공간을 갖춘 곳이 있는가, 창원시는 처음부터 그런 부분이 포함된 계획도시였음을 잊었는가, 창원국가산단 내에 융복합 시설이 위치해야할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창원시‧경남도‧국토교통부는 2020년 창원국가산단 내 대원동 소재 6만 2074평 규모에 '산업단지 상상허브'(재생사업 활성화 구역)를 추진했다. 노후산단 내 혁신거점 확보를 위해 각종 산업‧지원 기능을 높여 복합개발하고, 사무실과 어린이집, 주거시설을 한 공간에 둔다는 전략이었다.

이곳은 현대로템 바로 옆에 있다. 당시 금속노조 경남지부‧현대로템지회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 항의했고 이후 상상허브 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다른 후보지를 찾다가 결국에 취소되었다. 그 자리에는 현재 로만시스라는 기업이 들어섰다.

김일식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상상허브라는 공간에는 어린이집과 주거시설이 들어오게 되어있는데 계획된 건물 그 옆에는 현대로템 전차 시험장이 있다. 전차 시험장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시험을 하고 있고, 아무래도 소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어린이집과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금속노조는 "폐공장에 복합문화공간과 쇼핑센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유휴부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의 민원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라며 "그렇지 않다면 산업용지를 상업용지로 바꿔 공단 땅값을 올려서 그나마 창원산단에 있는 기업을 밖으로 나가라고 부채질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대로 계획을 세우려면 지난 50년을 평가하고, 새로운 50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양질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해 행정기관과 기업,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모여서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2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계획'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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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창원국가산업단지, #창원특례시, #민주노총경남본부, #금속노조경남지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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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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