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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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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총선 다음날 고발인인 민주당 측에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같은 문자 통지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경찰이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발 후 석달 가까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가 총선 결과가 여당에 불리하게 나오자 문자를 보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방심위 민원 사주'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난해 9월 가족과 지인에게 <뉴스타파>의 윤석열 검사 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을 인용보도한 방송사들을 대상으로 방심위 심의 민원을 넣도록 사주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방심위 내부 공익제보자의 신고로 이같은 의혹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5일 류 위원장을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29일 더불어민주당 측에 따르면 총선 다음날인 지난 11일, 서울 양천경찰서 측 수사담당자는 민주당 측 사건 담당 변호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고발 사주 사건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는 취지의 문자였다.

이후 담당 변호사는 지난 17일 경찰에 전화를 걸어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문의했다. 경찰 측은 '제보자에 대한 감사가 있었는지 수사 중이고, 방심위 감사실장을 소환조사하려는데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경찰의 태도에 민주당 측은 수사 의지를 거듭 의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는 "지난 2월 피고발인 조사에서도 감사실장을 소환한다는 계획을 전해들었는데, (석달이 지난) 17일까지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류 위원장 조사도 언제 이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양천경찰서 측 관계자는 "담당자가 오늘(29일) 연차 중"이라고 했다. 양천서는 지난 1월 29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을 뿐 아직 류 위원장을 조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월 29일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는 것"이라면서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경찰 수사를 두고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류희림 위원장은 급하게 미국 출장 일정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심위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오는 5월 17일부터 3박 5일간 일정으로 방심위 직원 3명을 대동하고 미국 출장을 갈 예정이다. 현지에서 류 위원장은 구글 부사장 등을 만날 계획이다.

이를 두고 방심위 노조는 조사를 앞둔 시점이서 이뤄지는 도피성 출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관련기사: '민원 사주' 류희림, 미국 출장설에 방심위노조 "도피성 의혹" https://omn.kr/28gii).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오마이뉴스>에 "지난 번 '도주대사'인 이종섭 장관 사건 때도 그렇고,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람이 외국에 가서 대한민국의 국가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 망신이고 온당치 않은 일이다, 문제만 생기면 해외로 도주하는 게 윤석열 정부 특징인가"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고발사주와 관련한 의혹은 류희림 위원장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위원장을 해촉하고 즉각 경찰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라고 했다. 

태그:#방송통신심의위원회, #류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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