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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박민 사장이 14일 오전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BS 박민 사장이 14일 오전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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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대국민 사과와 대규모 인사 조치 등 '언론 장악 시나리오'가 담긴 대외비 문건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민 KBS 사장이 지난해 10월 사장 면접 당시 했던 "('대국민 사과' 내용 등이 담긴 경영계획서 작성에) 일부 자문을 받았다"는 답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KBS는 박 사장의 대국민 사과 등 일련의 조치가 박 사장이 지난해 9월쯤 작성해 제출한 경영계획서 내용을 따랐다고 해명했는데, 이 경영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박 사장에게 자문한 인물이 누구고, 자문 내용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언론 장악 시나리오' 의혹이 더 불거질 수도 있다.

KBS 이사회가 지난해 10월 4일 박민 당시 사장 후보자를 면접한 회의록을 보면, 김찬태 KBS 이사는 박 후보자가 제출한 경영계획서에 대해 "상당히 정확하고 다뤄지는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박 사장이 작성한 경영계획서를 보면, 공정보도를 위한 대국민 사과, 노조의 부당간섭 차단 등의 방안을 비롯해, KBS 재정 상황 진단과 대처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내용까지 담겨 있다. 

당시 김찬태 이사가 "언제부터 구상하고 작성했나"라고 묻자 박 사장은 "정확하게 시기는 모르겠는데, 제가 어쨌든 공개된 연차보고서(등을 참고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보임)"라고 답했다. 김 이사가 "(KBS) 경영평가보고서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하자, 박 사장은 "포함해서 그런 자료들을 여러 차례 읽어보고 최근에는 KBS, 아주 최근 일이지만 일부 자문을 받기도 했다"며, 경영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자문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박 사장 답변에 대해 김 이사는 KBS 내부 조력 가능성을 거듭 추궁했다. 그는 "KBS 내부의 도움 없이는 제가 보기에는 '작성이 상당히 힘들어 보이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KBS 내부에 어떤 조력이 좀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은 "내부에 조력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한다. 지금 KBS 내부에 안 계신 분도 있고 해서"라고 명확하게 답변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답변으로 미뤄볼 때 자문한 인물은 복수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김찬태 이사는 최근 <오마이뉴스>에 "경영계획서 관련해서 질문을 던졌을 때, (박민 사장이) 솔직히 답변하는 것 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노조 KBS본부 등에서 KBS 장악 시나리오 문건을 공개하고 정권 개입설을 주장하면서, 당시 박민 사장 경영계획서 작성에 자문을 해준 인물과 이번 대외비 문건이 관련 있는지도 관심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KBS 내부 관계자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며, KBS 언론 장악 시나리오가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대외비'라고 적시된 18장짜리 문건에는 KBS 정상화의 우선 과제로 언론노조 KBS본부 노조 중심의 노영방송 단절, 불공정 편파 왜곡 가짜뉴스 근절 등이 담겼다. 

이 문건은 사장 임명 제청 즉시 챙겨야 할 첫 번째 현안으로 '대국민사과'를 명시했고, '우파' 임원의 등용을 권고했다. 실제로 박민 사장은 취임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검언유착' 등 과거 KBS 보도에 사과했고, 주요 간부들을 대거 물갈이했다. 

KBS는 이 문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KBS는 지난 1일 해당 문건에 대해 "출처를 알 수 없고 KBS 경영진이나 간부들에게 보고되거나 공유된 사실이 전혀 없는 문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근거 없는 내용을 보도한 MBC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정정보도 신청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에는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문건을 '괴문서'라고 지칭하며, MBC 등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거듭 밝혔다. KBS는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서 보도된 '괴문서'는 KBS로서는 출처를 전혀 알 수 없고, KBS 경영진이나 간부들에게 보고되거나 공유된 사실 역시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기자회견 내용 중 명백한 허위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2일 KBS 쪽에 박민 사장 면접 당시 경영계획서 작성에 자문을 해준 인물과 대외비 문건의 연관성에 대해 확인하려고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태그:#박민,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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