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 컬럼비아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보도하는 CNN 방송
 미국 컬럼비아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보도하는 CNN 방송
ⓒ CNN

관련사진보기

 
미국 대학가에 번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반유대주의 논란에 백악관과 정치권도 뛰어들었다. 

가자전쟁 발발 이후 미국 대학가에서는 친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맞붙으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특히 아이비리그의 명문대 총장들은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막강한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경계했다. 

그러나 뉴욕의 컬럼비아대 네마트 샤피크 총장이 하원에 나가 "반유대주의는 우리 학교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학생들을 자극했다. 

컬럼비아대서 시작된 불길... 강경 진압 '역효과'

컬럼비아대의 팔레스타인 지지 학생들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샤피크 총장실 인근 잔디밭에 수십 개의 천막을 설치하고 기습적인 '텐트 농성'에 돌입했다. 

샤피크 총장은 즉각 경찰을 불러 강경하게 나섰고, 시위 학생 100여 명이 연행됐으나 오히려 다른 학교들까지 시위가 확산하는 불씨가 됐다.

예일대에서도 학생들이 캠퍼스 광장 일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학교 측은 광장을 비우면 이사회가 학생들과 대회에 나서겠다고 제안했으나, 시위대가 거절하자 경찰이 학생 60여 명을 체포했다.

예일대는 경찰에 체포된 학생들은 정학이나 근신, 견책, 보호관찰 등 여러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캠퍼스 중심가인 하버드 야드를 폐쇄했고, 인근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는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 천막을 치고 '가자전쟁을 끝내라', 'MIT를 대량 학살로 기소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밖에도 터프츠대, 에머슨대 등 동부 지역을 넘어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미시간대, 미네소타대 등 전국 대학가에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샤피크 총장은 컬럼비아대의 이번 학기 남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증오를 가라앉히고 우리 모두에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컬럼비아대의 한 유대인 학생은 CNN 방송에 "학교 측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점거 농성을 해산하는 대신 비싼 등록금을 낸 수만 명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기로 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에 시위에 참여한 한 UC버클리대 학생은 "컬럼비아대 학생들로부터 팔레스타인에 대한 용기와 연대의 영감을 얻었다"라며 "우리는 모두 단결된 전선으로 시위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앞둔 정치권, 바이든 '신중'... 트럼프 "미친 짓"
 
미국 컬럼비아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미국 컬럼비아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관련사진보기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나섰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23일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며 "물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대학가 시위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많은 지역사회에 고통스러운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모든 미국인의 평화적 시위 권리를 존중하고 지지한다"라면서도 "폭력과 신체적 위협, 증오, 반유대주의 주장이 나온다면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히 비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컬럼비아대 캠퍼스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라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주 방위군 배치는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가 결정할 문제"라고 물러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학가 시위를 묻는 기자들에게 "나는 반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한다"라며 "나는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규탄한다"라고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파괴적인 시위가 일상화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안심시켜야 한다"라면서 "또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도 잡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공화당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며 학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지금 컬럼비아대가 문을 닫는 것은 미친 짓(crazy)"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컬럼비아대가 힘을 더 얻고 용기를 내서 학교를 계속 열어야 한다"라며 "학교를 폐쇄하는 것은 상대방(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이 이겼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버지니아 폭스 의원도 샤피크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캠퍼스의 계속되는 혼란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라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샤피츠 총장이 시위를 진압하려다가 역효과를 낳았다"라며 "학생, 정치권 사방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오는 24일 컬럼비아대를 방문에 유대인 학생들을 만나 "미국 대학 캠퍼스의 반유대주의 증가의 심각성에 대해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가자전쟁,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