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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혁명이 일어나고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는 시대, 금융자본이 세계 경제질서의 중심이 된 시대에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영화 <기생충>이 보여주듯이 경제적 양극화가 대단히 심각한 사회,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드러나듯이 생사를 건 극단적인 경쟁 사회에서 청년들은 어떤 욕망을 해야 할까? 

승자가 되는 성공의 처세술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사회를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색다른 지혜를 일깨우는 책이 나왔다. 

현정욱 작가의 <알고 보니 나의 욕망은 남의 욕망이었습니다>는 청년 각자에게 맞는 지혜로운 물음을 던져준다.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도록 책 두께도 얇고 글도 쉽게 쓴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여기에서 성공과 일등을 외치는 길이 혹시 천국으로 포장된 지옥으로 가는 길이 아닌지 묻고 있다. 성공하려는 욕망, 일등이 되려는 욕망은 알고 보니 나의 욕망이기보다는 남의 욕망이라고 한다. 

특히, 남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의문을 품으라고 주문한다. 남의 눈치를 보면 인내와 의무라는 고단한 삶을 살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행태는 자기 자신을 속이는 최고의 기만술로 규정한다. 

저자는 힘없고 가난한 청년에게 겸손은 어렵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겸손하면 무시받고 학대받기 쉬우니까, 겸손은 힘세고 높은 소수가 지니는 명품과 같은 것이니까 그렇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무욕과 금욕의 철학적 가르침의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플래도 아플 수 없을 정도로 점수 따기와 돈벌이에 바쁜 청년에게 금욕주의는 "너무 낯선 세련되고 불편한 문화적 덫"으로 보인다고 인정한다.

그는 돈을 사랑하라고 솔직히 말한다. 다만, 돈이 내 삶의 주인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단 한 걸음도 도망치지 않는 용감성, 단 하나의 오류도 없는 진실"은 환상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순수한 도덕주의의 엄격성은 땅에서 사는 현실과 괴리된 것이라고 덧붙인다. 

땅에서 살기에 흙이 묻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어찌 되었든 살아서, 그러나 조금이라도 덜 도망치는 기개로 버티고 싸우"라고 한다.

내 삶에 조금이라고 간섭하는 사람에게는, 그가 누구든지 간에, "너나 잘하세요"를 외치라고 청년을 격려한다. 

문학과 철학을 사랑하며 평생 책을 읽고, 당대의 유명 지식인들과 함께 책을 펴낸 작가의 다채로운 경험이 문학적 정취가 듬뿍 담긴 문체로 쓴 지혜의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그저 막연히 좋은 책이 되기보다는 청년 개개인에 맞는 글이 되기를 원한다는 작가의 뜻이 독자에게 닿기를 바란다. 

알고 보니 나의 욕망은 남의 욕망이었습니다 - 스무 살, 그리고 우리 모두, 나를 위해 미리 읽는 작은 인문학

현정욱 (지은이), 이음출판컨텐츠(2024)


태그:#서평, #욕망,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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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연구자로서 정치존재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장자와 푸코를, 지젝과 원효, 바디우와 나가르주나, 헤겔과 의상 등 동서양 정치존재론의 트랜스크리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에 상지대학교 교양대학에서 인문학과 철학을 강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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